일을 하다가 보면 가끔 낮에 술을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9월 즈음이 되면 선선한 바람과 함께 밖에서 한 잔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때에는 매번 휴가를 내고 낮에 술을 조지고 싶다. (그럴 때마다 돈이 깨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서 자주 술을 먹는, 아니 한 달에 한 번은 꼭 술을 조지는 친구와 함께 날을 맞춰서 휴가를 쓰고 낮에 술을 먹었다. 아마 이 날은 금요일 반차?를 내고 나돌아 다녔던 날이었다. 특히, 저 날 엄청 취했는데, 낮부터 저녁까지 술을 엄청 마셔서 기억이 안 난 상태로 집에 갔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각설하고, 당일 방문했던 힙지로, 유명한 을지로3가의 맛집인 '장만옥'은 중식 포차다. 필름을 인화하러 자주 오는 힙지로, 을지로 3가는 힙한 곳이 정말 많다. 하지만 괜찮은 곳들만 몇 군데 있고, 나머지들은 지역 특수성을 이용해서 장사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자주 가는 곳 외에는 도전하려고 하진 않는다. 누군가 후기를 남겨서 좋은 곳이라면 꼭 방문하지만. 물론 오늘 방문했던 곳은 이전부터 소문으로 익히 들었던 곳이라 믿고 방문한 케이스다.
가격 점수는 3.5점이다. 양과 맛에 비례한 가격대로 잘 선정이 되어 있었다. '포차'라는 특수성을 가진 가게이다보니 가격대와 양이 중요한데, 남자 2명이라면 여기서 3개 정도 시켜야 적당한 양을 느끼며 술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는 밖의 다른 포차들도 동일하다. 아마 포차들은 돌아다녀보면 이곳의 가격과 비슷한 1만 원대의 금액으로 구성이 되어있음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양과 맛에 비례한 가격의 선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여하튼, 여러 개 시켜놓고 먹기에 딱 좋은 가격으로 구성된 중식 포차인 것으로
맛 점수는 2.5점이다. 엄청 맛있다는 느끼지 못했고, 이러한 맛이구나 정도를 느낄 수 있던 음식집이었다. 마라가지는 굉장히 마라 맛이 강해서 개인적으로 맛을 느끼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그나마 맛있던 건 진주 완자였지만 양이 매우 작아서 10개 정도 먹어야 '아, 괜찮네'를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마늘종면? 은 술과 잘 어울리긴 하지만 세 가지 음식을 먹었을 때에는 '어, 이거 다른 중식집과 다를 바 없는데, 그때 신대방에서 먹은 중국인이 하는 밥집이 더 맛있었을지도'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나갔다. 사실상 마시면서 고량주를 먹는 지라, 맛이 있다 없다 보다는 분위기를 먹으면서 술을 마신 것 같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힙지로 장만옥 술맛 점수는 5점이다. (낮에 마셔서 그랬을 지도)
위치 점수는 5점이다. 을지로3가, 힙지로는 누구나 다 아는 곳이다. 이곳의 길목에 위치해있다는 것만으로도 이곳은 굉장한 지리적 이점을 띄고 있다. 특히, 메인 거리에 네온사인으로 이루어진 가게이다 보니 아무래도 장사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가장 큰 메리트가 있는 위치이고,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메리트다. 그리고 상권이 형성되어 있어, 이후 다음 가게로 넘어가기에 좋고,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기에도 좋은 대중교통의 위치 기이 때문에 5점을 주고 싶다. 특히, 이런 곳에 가끔 자차를 끌고 오는 분들이 계신데, 힙지로에 자차는 어울리지 않다. 걸어 다니도록.
전체적으로 보면 음식이나 가격은 그저 그럴 수 있지만, 그래도 추천하는 이유가 있다. 누구든 힙지로를 한 번 쯤은 가야 한다는 것.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런 곳이기 때문에 서울에 살거나, 서울에 놀러 온다면 경험 삼아 가볼 만한 곳이라는 것. 작은 공장들의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들이나 그 사이에서 2030 세대가 표현한 가게와 그라피티의 향연은 모든 사람들의 눈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곳은 과거의 인물에게 아무쪼록 을지로는 경리단길이나 익선동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곳이 아니길 바란다. 여하튼, 힙지로, 을지로 3가로 많이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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