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는 보통 해비한 음식을 잘 먹질 않는다. 왠지 모르게 점심에 많이 먹으면 무조건 낮에는 1분이라도 자야 한다. 좀 체질이 변한감이 없진 않지만, 그렇기에 보통 점심은 도시락으로 먹으나, 마루심을 간 날은 특이했다. 대표님과 식사자리로 우연하게 들리게 된, 아니 사실 대표님이 직접 차까지 운전해가며 '이 곳을 오늘 먹어야겠어'라고 하시는 터에, 우리 팀의 막내라인이 대표님과 동행하게 되었다. 아마 이런 기회가 아니었으면 블로그도 쓸 기회도 없을 그런 곳이다.
도착하여보니 엄청 큰 건물이 아니라, 어떤 빌딩의 1층을 쓰고 있었고, 주차공간도 굉장히 부족해 보이나 '발렛'을 해주시는 분까지 계셔서 총체적 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동네 있는 밥집에서 '프리미엄화'를 한답시고 플라스틱 의자 하나를 발렛하시는 분에게 주고, 발렛 부스도 없이 발렛을 하라는 식으로 운영하는 느낌이었다. 사실 느낌이 아니라 그렇게 운영하고 있긴 함. 그래도 식당 안 내부의 인테리어는 매우 깔끔했고, 자리의 온라인 패드 클릭해서 주문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형태로 되어있다. 백스비어 같은 곳에 있는 것처럼, 요즘 패드 가격이 저렴해져서 그런지, 어디서든 구현이 잘 되어있는 듯하다.
위치 점수 5점에 2.5점. 이 주변엔 가까운 지하철역이 없다. 버스는 있긴 하지만, 장어덮밥을 먹기 위해 자차를 끌고 저기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위에서도 말했듯이 주차장이 협소하며 발렛도 따로 비용을 받기 때문에, 어떤 누군가가 데려가지 않는 이상 이 곳에 다시 내 발로 찾아갈 일을 없을 것이다. 물론, 돈을 왕창 쓰고 싶은 날이 있을 때에 택시라도 타고 가겠지만 그런 날이 아닌 이상은.. 그냥 장어집에 가서 장어를 먹는 것을 추천한다. 그게 시간도 아끼고 맛있는 소주와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으니까..
가격 점수 5점에 2.5점. 위에서 적었듯이 패드로 주문하게 되어있다. 자리에 앉아서 그림을 클릭하고 수량을 클릭하면 주문이 완료되고, 내 차례가 언제인지도 볼 수 있다. 여기까진 좋다. 문제는 메뉴들의 가격이다. 장어덮밥이라 그런지 가격대가 무지하게 높다. 기본 장어 덮밥 (히쯔마부시)는 3.6 / 특은 4.5이다. 장어가 원래 비싼 건 나도 안다. 인터넷에서 한 마리를 사도 최저가가 2만 원대이다. 그런데 장어구이가 아니라 한 끼 먹는 점심 덮밥이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조금 재고할만한 메뉴다. 즉, 누군가 사주는 메뉴, 혹은 회사 미팅으로 가는 곳이 아니라면 딱히, 내 수준에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아, 물론 특별한 날에 오는 경우는 흔쾌히 낼 정도이다. 왜냐하면..
맛 점수는 5점에 5점이니까. 가격은 굉장히 높다. But, 그만큼에 오는 맛은 일품이다. 위에 찍은 사진처럼 1번, 2번, 3번 순서대로 먹으면 맛이 난다.
처음 먹을 때에는 요리된 상태 그대로 먹는다. 빈 공기에 밥을 덜어 넣고 장어 두 점을 올린다. 그리고 수저를 들어 그대로 떠서 먹으면, 마쉬난다.
두 번째 먹을 때에는 밥을 또 빈 공기에 조금 덜어 넣고, 그 위에 장어 두 점, 그리고 일본 깻잎과 파, 고추냉이를 올려서 먹는다. 그럼 또 마쉬난다.
세 번째는 밥을 빈 공기에 또 조금 덜어 넣고, 그 위에 장어 두 점, 그리고 김가루와 녹차물을 넣어서 말아먹는데, 이를 오챠즈케라고 한다.
오챠즈케는 밥에 따듯한 차를 부어먹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먹고, 남은 밥과 장어는 제일 맛있었던 방식으로 한 번 더 먹으면 마루심의 '히쯔마부시, 장어 덮밥'은 종료된다.
이 글을 쓰면서도 이미 혀에서 그 맛을 한 번 더 느껴지는 듯하다. 지금 나 배고픈가.. 여하튼 이 곳은 가기도 멀고, 가격도 비싼 곳이지만, 맛만큼은 적극 추천하는 곳 중에 하나이다. 근처에 계신 분들은 한 번, 아니 열두 번 정도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오늘 같은 날에는 마루심에서 장어 덮밥을 먹고, 야끼도리 집을 가는 것이 국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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